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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련의 시간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소울스테이

나는 주기적으로 사람너무싫어병에 걸리곤 한다. 이것은 만성 + 난치병이기에 완치된 듯하다가도 일정 시기가 되면 뿅하고 다시 재발하여 "사실 관해기였지롱" 하는 느낌으로 사람을 곤란케 하는데, 여튼 이번에도 1월쯤 이미 발병한 상태였음. 이 병에 걸리면 일단 사람들이 조금만 거슬려도 여유를 잃고 그들의 곁에 있는 것을 싫어하게 되며 (그 사람 자체를 싫어한다기보다는 그 사람과 대화하거나 붙어있기가 너무 싫어짐. 그리고 정말 정말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쉽게 거슬려하고 분노하게 되기에 사실상 모든 사람들과의 인터랙션을 싫어하는 상태가 됨.) 사람이 최대한 적은 곳으로 피신하여 죽은 듯이 한 며칠 마음을 정화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이제 다음 발병기까지 그럭저럭 견딜 수 있게 됨. 
 
 
 
여하튼.. 1월에 발병 직후 나는 인터넷으로 그 즉시 템플 스테이를 알아보았는데 (천주교 신자이지만 템플 스테이로부터 참 많은 영혼의 휴식을 얻었다.) 당진의 영랑사 템플스테이가 참 좋다는 누군가의 추천을 보고 처음에는 거기로 가려고 했었다. 천안 아산 지역에서 당진 가는 건 참 식은죽먹기란 말이지.. 여튼 그러다가 문득 근데 성당은 이런 스테이 프로그램이 전혀 없는건가? 싶어서 찾아보았는데 많은 성당이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성당이 "소울스테이"라는 이름 아래 성당에서 며칠 머무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뭔가 되게 활성화되어 있는 느낌은 아니지만~ 


블로그 후기들을 좀 읽다보니 울진 북면성당과 충북 음성의 감곡매괴성당을 알게 되었는데, 그 중 감곡매괴성당이 1) 집에서 갈만한 거리임 (차로 한 1시간 30분), 2) 요즘 김웅렬 토마스아퀴나스 신부님 강론을 종종 듣고 있었는데 신부님께서 여기에 주임신부님으로 계셨단 걸 알게 되면서..! 홀린 듯이 신청을 하고야 말았음. 1월은 이미 자리가 다 차있어서 2월로 신청을 해야 했으므로.. 약 3주간 사람싫어병을 홀로 이겨내며 소울스테이를 가는 날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다음에 울진도 꼭 가보리..) 



 
<1일차>
너무 늦게 가면 다들 곤란하실 것 같아서 대략 한시쯤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집에서 출발. 근데 뭔가 뭐랄까 사전 안내가 살짝 부실한 느낌..? 근데 템플스테이도 그런 곳들이 꽤 있었으므로... 다만 템플스테이는 보통 웹사이트가 잘되어 있어서 무슨 프로그램이 있고 얼마 내야 하고 뭐가 구비되어 있고 이런 게 되게 잘되어 있는 편인데 확실히 소울스테이는 아직.. (큼큼 
 

 
참고로 성당 바로 앞에 주차장이 이렇게 있으니 밑에 큰 차(?) 전용 주차장 말고 성당 앞에 대는 것을 추천. 2박 3일 지내려면 생각보다 짐이 많아서 처음에 뭣도 모르고 큰 차 전용 주차장에 세웠다가 조금 힘들었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감은 아닌데 이렇게 빨간 벽돌로 세워진 예쁜 성당이다. (나는 대학 때도 학교 건물들이 다 약간 이런 느낌의 벽돌이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긴 했음) 하지만 확실히 뭐랄까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랄까? 그리고 확실히 부지의 규모가 꽤 커서 스테이 하는 내내 사색하고 명상할 곳이 많아서 좋았다. 

 
성당을 지나 좀 걷다보면 박물관이 있는데, 박물관 오른편에 순례지 사무실이 있다. 거기 가서 말씀드리면 매괴 쉼터 사용법이나 그런 것들을 안내해주신다.
 

 
박물관 앞에 기도초 두는 곳과 성모상도 있어서 매일매일 기도초도 봉헌했다. 하.. 여기 오시는 분들 다들 뭔가를 찾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겠지? 소원이 있든,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든, 뭐가 되었든,,, 다들 얻고자 하는 것들을 얻으셨길 바라며,,, 
 

 
숙소였던 매괴쉼터의 외관. 그리고 옆에는 매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인데 여기로 올라가면 임가밀로 신부님의 가묘, 감곡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는 산상십자가, 산상십자가의 길, 그리고 성모광장으로 이어져 다시 성당으로 돌아올 수 있는 코스이다. 
 

 
아마 지내게 될 숙소가 어떨지 다들 궁금해하실텐데 적당히 크고? 난방도 잘되고? 뜨신물도 잘나오고? 성모님과의 진대할 수 있는 책상도 있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시설이 생각보다 준수했다. 그리고 막 한방에 여러명 자야되고 이런 숙소가 아니고 혼자 쓰는 방이어서.. 정말 고요하고 평화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음. 다음에 성당 친구들 데리고 같이 한번 와야겠다 생각을.. 

아 그리고 수건도 기본적으로 2장 제공되고, 헤어드라이어도 있고, 화장실에 샴푸, 바디샴푸, 핸드워시는 구비가 되어 있다. 트리트먼트나 폼클렌저 등의 세안제, 이런 것들은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챙겨올 것. 난 뭐가 있을지 예상이 안돼서 정말 바리바리 다 싸들고 왔는데 약간 후회함. (왜 미리 연락해서 물어보시지 않았나요?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막 연락하고 그런 성격이 못됨 흑흑)
 

 
근데 사실 이 책상보다는 성당이나 성모광장이나 그런 데서 기도를 더 많이 하긴 했음 

여튼 짐을 풀고... 1층 카페에 가서 아이스 카페모카 한잔 때리고,,, 얼마만의 여유인가,, 얼마만의 고요함인가,, 생각하며 행복을 느꼈다. 연말부터 정말 내 마음이.. 내 것이 아니었숴,, 내 마음은 왜,, "내" 마음인데,, 항상 내 것이 아닌가,,, 누구의 명령을 받아서 나를 이렇게 어? 힘들게 하는가,,,? 

카페 옆에 성물방도 작게 있어서 성물방에서 책 한권이랑 5단 묵주도 하나 샀다. 묵주는 뭐니뭐니 해도 반질반질한 나무 묵주가 기도할 때 그립감도 좋고 최고인 덧 해.. 온갖 예쁜 묵주 아무리 사도 결국엔 기도할 땐 나무묵주만 쓰게 된다. 근데 나무 묵주 처음에 샀을 때 냄새가 다 너무 심한데,, 혹시 이거 어떻게 해야 냄새가 빠지는지 아시나요? 누가 아시는 분 계시다면 댓글 점,,, 
 

 
쉼터 바로 옆 광장에 이렇게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써있어서 ㅠ_ㅠ 도착하자마자 눈물 좔좔 흐를 뻔,,

하느님,, 저는,, 인생에,, 고민이,, 왤케,, 마늘까요,,, 하느님은,, 분명히,, 개인이 감당할 수 있넌,, 그런 고통만,, 주신다고,, 하던데,, 제가 견딜 수 있는,,, 고통들인 거,, 확실하신가요,,? 하느님께서,, 저를,, 과대평가,, 하고 계신 거슨,, 아닐까효,,? 따흑
 

 
그리고 사실.. 임가밀로 신부님의 이 말을 읽고 감곡성당에 스테이를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컸다. 너무 따수운 말이잖아? ㅠ_ㅠ 그래요,, 저희는 사실 모두가 서로를 만나기 전부터 서로를 사랑해오고 있을지도 몰라요,, 맞습니다,, 신부넴,, 제게 인류애를 다시 충전해주세요,,, 
 

 
성당 내부의 그 유명한 감곡성당의 칠고 성모상. 일곱 번의 총알을 맞고도 이 성당을 지켜내셨다는 기적의 성모님. 비록 공식적으로 성지는 아니고 순례지긴 하지만 임가밀로 신부님의 믿음과 사랑, 그리고 성모상의 기적 등 여러가지 의미에서 성스러운 곳이다. 감곡 매괴성당의 여러가지 기적과 역사 등이 궁금하다면 여기 그리고 여기서  좀더 읽어볼 것. 심지어 전대사 특전까지 부여받은 성당이라는 것! 

 
첫 날에는 성당 안에서 20단 묵주기도를 드렸다. 햇빛이 드는 성당에서, 가장 앞자리에서 두시간 가량 기도를 드렸더니 왠지 하느님께서는 정말 내 기도를 듣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뭔가 직접적으로 응답을 주시거나 하진 않지만,, 답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으랴 그저 인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해서는 열심히 기도하는 것만이 길일지어니,, 
 

 
이번 스테이를 위해 묵주파는고양이에서 사갔던 20단 묵주. 솔직히 알이 너무 작아서 기도하기엔 불편한데 20단 묵주가 알이 너무 크면 갖고 다니기가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음슴,, 그치만 저 초록 알이 빛을 받아서 예쁘게 빛날 때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몰라 난 이상하게 성당에서 기도할 때 햇빛이 나를 비추면 왠지 그게 하느님의 음성 같더라... 그냥 왠지 다 듣고 있다고 말씀해주시는 느낌
 

 
기도 후 아늑한 쉼터 1층의 카페에서 성물방에서 산 책을 읽었다. 바깥 날은 좀 추워도 카페에서 이렇게 햇볕도 잘 들고, 완전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카페 계시는 봉사자 분도 너무 친절하심 ㅠ_ㅠ 

 
옛날에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정말 눈물 빼면서 감명깊게 읽었는데 성물방에서 이 책도 팔길래 설명 좀 읽어보고 냉큼 구매. 엔도 슈사쿠의 소설들은 뭔가 그런게 있다.. 내가 엄청 신실한 신자는 아니기에 늘 가진 고민들이 있는데 그러한 다양한 인간의 "불신"의 양상들을 정말 잘 그려내고, 그 가운데서도 어떻게 누군가는 헤쳐가고 누군가는 그저 불신하는 인간으로 남는가,, 그리고 신은 그것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가,,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가랄까. 

이번에도 읽으면서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냥 왠지 공감돼서) 사진으로만 남겨두겠다. (아직 다 읽진 못했음)

 

 

 

 

 

 

 
순서는 좀 뒤죽박죽이지만..

여튼 읽으면서 나 또한 어떠한 기적을 바라고 이 성당을 찾아온 것이고. 기적을 구하는 기도를 하고 있고. 그렇지만.. 기적이란 것도 다 인간 개개인이 정의하는 각자가 원하는 기적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신이 아닌 것인가? 그것을 들어주면 신인 것인가? 이 모든 것 또한 인간의 잣대인 듯 하고.. 그랬다. 신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수많은 사람이 그를 의심하고 그를 미워하는 가운데서도 그럼에도 끝까지 너희를 사랑하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기적일 것이고, 기적을 행하든 행하지 않든 하느님은 그저 하느님일 뿐인 것이고.. 뭐 그런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아직 한 1/3밖에 읽지 못했지만 초반 부분에서 소설 속 알패오의 모습이 나와 좀 비슷하다고 생각했음 왠지 계속 찡~ 눈물이 날 것 같은 구간이 많았던 책이었다. 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나'와 '도다'의 모습 또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일 것이다. 신학교를 다니면서도 나병 환자들과 야구를 하면서 나병 환자의 손이 닿을 뻔하자 다리가 얼어붙어버리는 '나'의 모습이 참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학창시절 그렇게 신실했지만 더이상은 신을 찾지 않는 듯한 '도다'의 모습도.
 
 

 
저녁으로는 숙소 공용 부엌에서 집에서 가져온 신라면 투움바를 끓여먹었다. 참고로 여기는 템플 스테이와는 달리 식사가 제공되지 않으니 간단하게 먹을 것을 챙겨와서 부엌에서 조리해먹거나 밖에 나가서 사먹고 와야 한다. 이게 최고로 불편한 점이긴 했음. (ㅠ_ㅠ 템플스테이의 사찰음식이 잠깐 그리웠단 말이죠,,) 밖에 걸어가서 먹을 것은 많지 않으니 차로 나가서 알아서 먹고 오거나 그래야 하는 덧함. 

그 후에는 저녁 미사 드리고,,, 방에 돌아와서 좀 쉬다가 잤다. 원래 멜라토닌 10mg을 먹지 않으면 잠을 절대 못 자는 사람인데 2박 3일 내내 멜라토닌 없이 숙면했음. 역시 나는 예민충이 맞는듯,,, 사람들과 떨어져있고 할 게 없으면 그렇게 잠이 잘온다. (아 근데 미사시간 8시라고 웹사이트에는 써있었는데 알고보니 7:30부터여서 첫날 한 20분 정도 참여를 하지 못했슨,,, 넘 아쉬웠다. 방에 미사시간 안내가 부착되어 있거나 사전 공지가 있었으면 참 좋았을 거같다 ㅠ_ㅠ) 


 
<2일차>

 
2일차엔 아침에 일어나서 1층 카페에서 또 아이스 카페모카를 한잔 때리고! 숙소 옆 등산로로 등산을 했다. 혼자서 성가를 들으면서 등산을 했는데 산을 오르면서도 눈물이 났다. 하느님 제 우울함 무기력함 하느님이 제발 다 가져가주세요 이것도 제가 볼 땐 병고이거든요 하느님께서는 병고를 낫게 해주신다고 하시잖아요 제 우울함도 병고니까 하느님께서 제발 낫게 해주세요 그리고 항상 천사님들을 보내셔서 제가 나쁜 생각들 하지 않게 지켜주세요 자꾸자꾸 무기력해지고 자꾸자꾸 다 포기하고 싶지 않게 하느님께서 보호해주세요 이렇게 계속계속 기도했다. 그리고 제 소원도 꼭 들어주세욧! <- 요건 살짝 부가적인;;

사실 등산로도 되게 좋았고 산상십자가도 되게 좋았는데 왠지 사진을 찍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찍지 않았다. 그 전날 보았던 책에서 이미 상업화되어버린 예루살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었어서 그런가.. 그냥 왠지 성스러운 곳을 너무 사진으로만 남기는 것도 어쩌면 좀 그럴 수 있겠다 싶어서 그냥 안찍었음. 성모광장은 뭔가 내 취향은 아니었고,, (어차피 칠고 성모상도 성당 안에 있어서,,) 그래도 기적이 있었던 곳이니 잠시 성모광장에서 기도는 드렸다. 
 

 
하지만 방문하시는 분들 절대 잊지 말고 등산 한번 해보세요. 묵상하고 사색하기 정말 좋습니다. 별로 높은 산 아니라서 금방 뚝딱 다녀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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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1일차에 가밀로 영성의 집 구경한 걸 까먹고 기재를 안했는데 1일차, 2일차 모두 여기서 시간을 혼자 좀 보냈다. 정말 고요하고 좋았다. 규모나 생김새는 물론 다르지만 리스본에서 갔던 제로니무스 수도원이 잠시 생각났다. 그 때 느꼈던 영겁의 평화로움을 잠깐이라도 느낄 수 있어서였을까.. 혼자 조용히 가밀로 영성의 집을 산책하며 속세에서 받았던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음. 

 
그리고 약간 덕질하듯이 발견한 김웅렬 신부님의 사진..! 여기가 약간 머 그런거지 내 아이돌의 전 소속사 그런 넉김? (농담임
 
둘째 날은 점심을 밖에 나가서 한번 먹어보자는 마인드로! 음성 맛집을 검색해보니 스찌개라는 음식이 있길래 궁금해서 방문해보기로 했다. 

 
스찌개는 스지찌개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왜 스지찌개라고 안하고 스찌개라고 하는가.. 라고 하면 나도 모르겠음. 나도 궁금함;;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였슨. 보통의 나라면 매운 것으로 시켰을 것 같은데 왠지 정통 스찌개를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란 생각이 들어서 맑은 맛으로 시킴. 뭔가 샤브샤브스럽기도 하고 막 대존맛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요즘 위고비 맞느라 어차피 니글니글하고 이런거 많이 안들어가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음 
 

 
점심먹고 돌아와서 숙소 앞 광장에서 1시간 30분가량 또 20단 묵주기도.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가 사진에 나왔으면 좋겠어서 초점을 저기로 땄더니 내 묵주가 좀 넘나 아련해보이는 건 기분 탓이겠지,,? (아련

하느님 제 정성 잊지 말아야해욧~!~!~! 저 증맬 열심히 기도한단 말이에유~!~~!~! 

 
열심히 기도하다가 문득 옆을 봤는데 기도하는 내 그림자가 뭔가 마음에 들어서 사진을 찍었다 
홀래벌떡,, 패션 신자는 이런 모먼트 참지 못해,,!  (농담임
 
그리고 또 성당 주변 얼쩡거리면서 기도 좀 하다가,,  사진은 안 찍었지만 방에 가서 저녁으로 짜파게티 하나 끓여먹고,, 저녁 미사를 드리러 갔다. 미사 후 또 머리대고 바로 숙면,, 멜라토닌 너 뉘기야 나랑 이제 헤어져
 

 
<3일차>

 
3일차에는 오전 미사는 스킵. 왜냐면 토요일 저녁 미사로 이미 대체했기 때문에.

대신 열심히 청소 후 퇴실하고, 1층 카페에서 오늘은 무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카페 봉사자분께서 오늘은 따뜻한거 먹냐고 웃으시며 물어보심. 후후.. 둘째날 카페에서 한 두시간 넘게 있으니까,, 살짝 추웟달까요,,? 호호,, 

커피를 마시면서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으면서,, 또 마지막 20단 묵주기도를 바쳤다. 내 기도를 항상 하느님께서 기억해주시길 바라면서,, 주변 사람들 얼굴도 하나씩 떠올리면서,,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길 바라면서,, 그리고 2박 3일간 내가 뭔가 배운 것이 있기를 바라면서,, 그것이 대단한 것은 아닐지언정 뭔가를 배웠길 바라면서,, 기도를 마무리했다. 

 
 음성에서 이렇게 맛집 탐방을 안하고 돌아가긴 좀 아쉬워서 돌아오는 길에는 최강짬뽕이라는 곳에서 삼선간짜장을 먹었다.

아니 근데 넘 맛있음;; 양파맛도 알싸하게 나면서 나 요즘 위고비 땜시 뭘 먹어도 1인분 다 못먹는데 이건 완전 순삭으로 먹어치웠다. 음성 가신 분들 간짜장 한그릇씩 조지고 가시라요~!


 
이 정도면 홍보에 좀 도움이 되었으려나? 

매괴성당 소울스테이 장점:
1) 깨끗하고 정갈한 숙소, 1인 1실. (숙소가 생각보다 훨 좋았다.) 
2) 1층에 카페 있고, 기도할 곳이 성당 내부 외에도 여기저기 많다! 외부에도 정말 벤치도 많고 그래서 기도하기 좋아보이는 장소가 많음
3) 뭐 딱히 프로그램이랄 게 전무해서 그냥 2박 3일 내내 본인이 원하는대로 미사도 가고 싶으면 가고~ 자고 싶으면 자고 자유롭게 쓰면 됨 고요한 평화를 원한다면 끝판왕임.
4) 공용 부엌에 각종 식기 등 이미 너무 잘되어 있음 
 

개선하면 좀더 좋을 것 같은 점..?
1) 공지 및 안내 시스템이 뭔가 좀더 촘촘하고 체계적이면 좋을 듯 함.

첫 날에는 언제까지 입실을 마쳐야 하고, 퇴실은 몇시까지 마무리해야 하고, 미사 시간은 요일별로 언제고, 성당 내부에서 어디를 가보면 좋은지 등 모든 정보를 내가 인터넷을 검색해서 알아내야만 했다. 뭔가 연락드려서 물어보기엔 난 너무나 shy girl 이었고~,, ~,, 또 가끔은 이미 퇴근하신 건지,, 너무 늦은 시간은 아닌건지,, 이런것도 잘 모르겠어서 그냥 검색했는데 틀린 정보도 있고 그랬음 ㅠ_ㅠ 

2) 템플스테이는 솔직히 불자가 아니어도 맘 편하게 갈만한 느낌이었는데 소울스테이는 천주교 신자만을 위한 느낌이 강했다. 

뭐 근데 이거는 매괴성당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소울스테이의 컨셉 자체가 템플스테이와는 다른 듯함. 근데 그냥~ 청년의 입장에서는 뭔가 비신자들이 좀더 쉽게 천주교에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너무 천주교 신자를 위주로 타겟팅을 하는 듯하고,, 그래서 아쉬웠고,, 심지어 그 마저도 홍보가 잘 안되고 있는 것 같긴 해서 좀 속상했음. (주변 신자 분들한테 매괴성당으로 소울스테이 간다고 했더니 다들 그게 뭔데? 라고 해서 슬펐음) 

3) 차가 없으면 먹을 게 주변에 증말 별로 없어보이긴 해서,, (특히 여자 혼자왔거나 그러면 밤에 이럴 때 뭐 먹으러 걸어나가기가,,,) 뭔가 맛집 추천 같은 거라도 어디 적혀있으면 좋겠다 싶었음. 아니면 각종 조리도구, 식기 등은 부엌에 전부 구비되어있고 식사할 공간도 있으니 음식은 간단하게 해먹을거 전부 다 사와라,, 성당에선 밥을 주지 않고 주변에 정말 아무것도 읍따,, 뭔가 이렇게 명확하게 공지가 있든가,, 

4) 그리고 천주교 종특인 거 같긴 한데 이 무한한 자유방임주의가 누군가는 싫을 수도 있겠다 싶긴 했음.

나는 자유로워서 평화롭고 매우 좋았는데 초심자 천주교인이나 혹은 뭐 비신자 등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사람이 왔을 때는 내가 대체 여기서 뭘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를 거 같고.. 뭔가 명확하게 얻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들은 템플스테이처럼 체험형 프로그램 같은 게 최소한 어느 정도로는 있어야 만족하지 않을까 싶긴 했음. 그리고 같이 오신 분들과 뭔가 대화도 좀 하고 하고 싶은 분들이 계실 수도 있긴 하겠다 생각함. 나는 사실 그런 니즈가 0인 사람이라서 혼자 밥먹으러 댕기고 혼자 등산도 하고 혼자 기도도 하고 잘먹고 잘살았으나,, 누군가는 참 어려운 2박 3일을 보낼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다. 
 
개선해야 할 점을 많이 적긴 했지만 뭐 이거는 그냥 좀더 홍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에서 적은 것으로 사실 나는 2박 3일간 대단히 만족스럽고 홀리스피륏한 시간을 보내다 왔으니 지나가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여튼 사람너무싫어병을 잠시 잠재워뒀으니 몇달뒤엔 울진으로 한번 가볼까 싶음. 너무 멀어서 포기할 거 같긴 한데 뭐... 이번엔 관해기가 길기만을 바랄 뿐이다. 다들 열심히 기도하고 계신 것들이 있겠죠? 이 글을 보신 모든 분들의 기도가 꼭 이뤄지길 바랍니다.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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